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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커뮤니티를 탈퇴하다

그린백 2021. 2. 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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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넋두리 주의: 정보를 찾으시는 분들께서는 다른 글들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

 

지난 2020년 12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 첫 학기를 끝내고 잠시 짬이 났다. 그래서 잠깐 숨 돌릴 겸 블로그도 만들면서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수다도 떨면서 즐거웠던 게 벌써 두어 달 정도 되었다. 학점은행제로 쓸쓸히 공부하는 외로움을 달래기 좋다고, 그리고 모르던 속내(?)도 알게 되고. 온라인 만세! 이런 곳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시 독강모드로 들어가기로 했다. 

 

1. 곧 새 학기가 시작한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 더더욱 많아지고 있다. 다음 학기에는 실습을 포함해 5개 과목을 듣게 되는데 대충 살펴보니 너무 할게 많았다. 그 와중에 돌아서면 배운 내용은 자꾸만 잊어버리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래서 지난 달부터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블로그와 카페 게시판을 RSS에서 지웠는데 참, 인간이란 얼마나 나약한지, RSS에서 지우니 오히려 직접 접속해서 새 글이 뭐가 올라왔는지 확인하면서 더 아까운 시간을 쓰곤 했다. 그래서 아예 스스로 접속을 못하게 조치를 취해 놨다.

 

2. 재미가 없다. 

길지 않은 눈팅이었지만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도는 화젯거리가 뻔해서 재미가 없다. 대학원 갈 건데 어디가 좋아요? 사이버 대학 별로예요? 2급 자격증이 더 좋을까요? 등등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질문들. 주제어만 다르지 수만휘랑 비슷한 질문들? 아니면 카페 트래픽 유지를 위한 의미없는 출석체크와 가입인사 글... 

가끔 한국어 내용 관련 질문도 보면서 배울 때가 있지만... 아는 게 좀 있어야 질문에 답도 하고 의견을 나누며 즐거워할 텐데 어설픈 지식으로 커뮤에서 놀기엔 아직 스스로 무르익지 않았다. ㅠㅠ 그래서 조용히 문 닫고 돌아섭니다.

 

3. 답답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뭐, 화젯거리가 돌고 돌아도 커뮤는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팬카페 같은 곳에서도 늘 떡밥이 돌다가 사그라들었다 또 누가 장작 가져오면 활활 타오르고... 뻔한 이야깃거리 속에 재미는 없어도 본 목적을 위해서라도 눈팅족들이 많으니 커뮤는 계속 유지된다. 그런데 그런 커뮤가 망한다? 왜? 대개 기존 고인물 유저 위주의 구태의연한 운영과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신규 유입, 요 두 환장의 콜라보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내가 위안을 얻던 커뮤들에 이런 낌새가 좀 보인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보다는 왜 굳이 여길 오냐는 우울하고 부정적인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새로운 시도에는 일단 몸을 사리고, 피아구분 없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운영진은 다른 일에 바쁘거나 눈치 없이 등장해 분위기 싸해지고.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모습을 보고 있다 '어, 이건 가라앉고 있는 팬카페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덧붙이자면, 여전히 나는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이 더 많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포털 뉴스 기사 댓글이 '그사세'인 것 처럼?

 

4. 마치며

정리해보니 위와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이제 사람들이랑 온라인에서 즐겁게 수다 떠는 건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흑흑. 그래서 "한국어교원2급 준비하면서 유용한 링크를 모아보자" 글에서도 대부분의 커뮤니티들은 다 지워버렸다. (그래도 좋은 개인 블로그들은 아직 구독 중!) 나중에 지식 꽉꽉 채워 돌아왔을 때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어떤 식으로 변해있을지 궁금해진다.

늘 말씀드리지만, 여기 블로그까지 와서 찾아주시는 분들에겐 여전히 감사하고, 지치지 말고 힘내자고, 다들 첫 마음 떠올려보자고, 응원 한 마디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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