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들었던 한국어교육실습 과목에서는 두 가지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첫째는 기존 한국어 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작성하는 수업참관보고서이고, 둘째는 예비 선생님의 모의수업을 보고 작성해야 하는 상호평가보고서이다.
기본적으로 두 보고서 모두 수업을 하나의 '연구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시각 전환을 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필자를 포함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예비 선생님들께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수업을 보셨을 텐데, 이제는 공급자가 될 테니 이 관점에서 다른 수업을 보는 연습인 것이다.
1. 수업참관보고서: 4-7주 차
그럼 우선 수업참관보고서를 보자.
4주 차부터 7주 차, 그러니까 총 4주 동안 대학교 부설 어학원의 수업을 참관한다. 첫 3주는 매주 45분짜리 수업을 4개씩, 약 3시간 정도 수업을 듣고 이에 대해 총평과 '나의 모의수업에 반영할 점'을 정리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주는 세종학당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참관하는데 이전 대학교 부설 어학원 수업보다 시간이 길다. 그래서 4개 수업을 듣는데 대략 5~6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니 다른 선생님의 한국어 수업만 한 14~15시간 듣는 것이다.
참고로 세종학당 참관은 꼭 7주차에 하지 않아도 된다. 개인적으로 급한 일이 있으신 분들은 5~6주차에 올인하셔서 참관보고서를 집중 완성하시는 방법도 있다. (사실 필자가 개인사정상 이렇게 했는데 삶의 질이 대폭 하락하므로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면 여유를 갖고 함을 추천드립니다...)
주차 | 주차별 수업 참관 소요 시간 |
4-6주차 | 3시간 |
7주차 | 5~6시간 |
총 | 14~15시간 |
참관보고서에서는 간단히 '총평'을 작성하게 된다. 이 총평을 얼마나 자세하게 적는지에 따라 보고서 작성 시간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수업참관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이 수업의 '좋은 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어쨌든 경력 있는 교사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고, 여기서 내가 무엇이든 얻어가려면 조금은 세세한 눈으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명시적으로 적어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는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좋든 싫은 의무교육 12년 동안 많은 선생님과 수업을 거쳐오면서 '아 그 수업 별로야'라고 근거를 갖춰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건 참 잘한다. 물론 이를 통해 '나는 내 수업에서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의식적으로 '좋은 면'에 대해 찾아보는 것이 스스로의 발전에는 더 좋을 것 같다.
어쨌든 필자는 참관보고서로만 거의 70페이지를 제출하게 되었다.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한 번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적어봤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이런 기회가 없기도 하고, 쓰면서 익히는 것이 상당히 많았다. 그렇지만 굳이 추천드리지는 않는 게... 시간이 정말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상황을 잘 살펴보면서 어떻게 쓸 것인지 미리 생각하면서 수업 동영상을 보시기를 바란다.
2. 상호평가보고서: 10~13주 차
참관보고서와는 달리 10주 차부터 4주 동안은 예비 선생님의 모의수업을 듣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매주 거의 6~7개의 모의 수업 동영상을 시청하고 보고서는 1개의 모의 수업에 대해서만 적으면 된다. 그래서 동영상을 보고 4개의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또, 실제로 수업을 같이 듣고 있는 조원의 모의수업에 대해서도 작성해야 한다. 조원의 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4~5개의 수업을 추가로 듣고 각각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부분은 다음 글 '모의수업 준비'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아무튼 모의수업 동영상 시청만 해도 매주 5시간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꽤 길다. 뭐, 내용도 내용이지만 출석 인정 시간을 채우기 위함이다. 그러니 이때 각자 사정에 따라 절대적인 시간 안배도 생각하시길 바란다.
이 보고서 작성에 특별한 팁은 사실 없다. "학습목표가 학습자의 요구와 능력에 적합하게 기술되었는가"와 같은 평가 항목은 보고서 양식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별 고민 없이 이 틀에 따라 모의수업을 시청하고 잘했는지, 잘 못했는지를 평가하면 된다. 물론 짧게 총평도 작성해야 하지만 앞서 참관보고서를 잘 작성하셨다면 별로 어려울 것이 없으실 거라 생각한다.
아직 제출한 상호평가보고서 피드백을 못 받았는데, 더 참고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나중에 본 글에 추가해서 올리도록 하겠다.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이들 보고서는 교육서비스 공급자로서의 시각 전환을 도와주는 도구이다. 이전에 교직 이수하신 분들에게야 어렵지 않겠지만 소비자의 시각을 벗어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수업을 이 돈 주고 나는 안 듣지"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왜 이 교사는 이렇게 수업을 구성했을까"에 대해 의식적으로 고민을 하다 보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중에 실습 후기 총평편에서도 다루겠지만 각자의 수업을 공개하고 서로 피드백을 받는 것이 교원이 되고 난 다음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여기서 아끼고, 다음 '모의수업 준비'편을 작성하는 데 우선 집중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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