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은행제 과제 작성 방법과 후기 (첫 학기 과제 점수 공개)

시험보다 더 부담스러웠던 건 바로 과제.

필자가 수강했던 곳에서는 과목당 약 5장 이내로 요구하고 있으니 8과목이면 단순히 양으로만 따지면 약 40여 장을 써야 했다. 대학 다닐 때 필수 교양 과목에서 소논문으로 10장 정도 썼어야 했는데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워서 이후로 무조건 리포트 없는 과목을 찾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각설하고, 첫 학기 과제 점수를 보자.

1. 첫 학기 과제 점수 공개

왜 굳이 점수를 게시하느냐? 과제 작성 후기를 공유하기에 앞서 타 전공자인 제가 그래도 교수님들 눈에 이상하게 과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이 사↗람 믿↗어↘주세↗요...)

대충 스크린샷으로 긁어왔다. 보기 안 예쁘지만 어쩔 수 없다며...

2. 과제 작성의 7단계

크게 다음과 같이 7개 단계에 따라 과제를 작성하였다. 

계획 수립

주제 이해

개요 작성

초안 작성

맞춤법 검사

모사율 진단

최종 제출

1) 과제 작성을 위한 계획 세우기

먼저 본인이 얼마나 과제를 위해 시간을 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앞서 공부 계획에서 볼 수 있듯 필자는 매주 하루씩 과제에 통째로 올인했는데, 이렇게 시간을 정했던 건 과제 제출 기한때문이었다. 수강했던 교육원에서는 개강 후 약 9주 내로 과제를 제출해야 했는데, 동시에 8과목을 듣고 있으니 결국 매 주 리포트 하나씩은 작성해야 하는 꼴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1주 차부터 과제를 작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일차적으로 쉬운 주제부터 하고, 어려워 보이는 주제들은 강의 계획표를 보고 언제 할 건지 대략 계획만 세워 두었다. 

2) 과제 주제 확실히 이해하기

이건 여타 토론이나 회사에서 보고서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뭘 묻고 있는지 핵심을 꼭 확인해야 한다. 아래는 한국어 교원 카페에서 본 과제 주제이다.

문법적 교수요목과 개념·기능적 교수요목의 특징에 대해 서술하고 두 교수요목이 갖는 공통적인 문제점과 그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예를 들어 서술하시오. (출처: 네이버 카페 한국어교원양성과정)

그렇다면 제일 먼저 이 주제에서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부터 개념을 잡는다. 아주 초반에 아무것도 모를 때는 사실 '교수요목'이 뭔지부터 모른다. 필자는 우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립된 개념을 찾아본 다음에 학술정보연구서비스 RISS에서 나오는 논문을 본다. 너무 기초적인 내용이면 사실 논문에서 언급도 하지 않겠지만 보통 '선행 연구'라는 항목으로 개념과 관련 연구를 정리해 놓은걸 볼 수 있다.

[사전 검색 결과]

ㅇ [Riss 검색 결과]

3) 리포트 개요 짜기 (feat. 논문 탐독하기)

필자는 일단 서론-본론-결론을 잡아 놓고 시작한다. 그리고 과제 주제를 해부해서 본론에 항목으로 넣어둔다. 위 예시를 다시 들어보면 과제에서 원하는 내용은 1. 두 교수요목의 특징 2. 두 교수요목이 가지는 공통적인 한계점 3. 해결 방안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본론에 넣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적인 내용을 서론에 넣으면 된다. 예를 들어 앞서 살펴봤던 교수요목의 정의 등을 넣을 수 있겠다. 

그리고 개요 아래에 간단히 항목(Bullet Point)으로 중심 생각을 적는다. 딱 한 문장으로. 본인이 보기에 편할 수준이면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절대로 길게 늘여 쓰지 말자.

처음에 만든 개요는 계속 수정된다. 논문이나 단행본을 읽다 보면 좀 더 추가하고 싶은 내용도 있을 것이고, 본론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론에서 짧게만 언급하면 될 정도의 내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요만 짜고 나면 사실 다음 단계는 식은 죽 먹기니 개요를 작성하는데 많이 고민해보자. 

워드로 작성한다면 목차를 삽입해서 좀 더 깔끔하고 편리하게 개요를 작성할 수 있다. 목차 삽입 방법은 마이크로소프트 지원 사이트에서 참고하거나 이 블로그 글을 참고하자. 

4) 리포트 초안과 참고문헌 작성하기

앞서 작성한 개요를 토대로 해서 글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쓴다. 초안이니 일단 기억나는 대로 쓰고, '어디 논문에서 봤는데?' 싶은 것들은 **논문 참고해서 보강하기** 등 자기가 알아볼 수 있도록 적어만 놓는다.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적어보는 것이 좋다. 

한 번 적어본 다음에는 기억에 어른거렸던 참고자료들을 들춰보면서 보강한다. 참고자료의 말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 각주를 다는 것도 잊지 말자. 방법은 여기 참고.

결론에는 본문을 요약해서 작성한다. 과제가 갖고 있는 한계점이 있다면 여기서 언급해준다. 예를 들어 교재를 분석하는 주제인데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세상의 모든 교재를 분석해서 낸 결론이 아니잖는가? 그러니 민간/최신의 교재는 다를 수 있다. 이 정도로 필자는 과제의 한계점을 언급하였다. 

마지막으로 참고문헌을 작성한다. 필자는 이 블로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워드에서 참고문헌을 정리했다. 

5) 맞춤법 검사

필자는 이렇게 8과목의 개요와 초안을 작성한 뒤 마지막 9주 차에 제출을 앞두고 맞춤법 검사를 시작했다. 나름 맞춤법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검사기를 돌려보니 너무 오류가 잦아서 충격적이었다... 각설하고, 필자가 수강하는 교육원에서는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권하고 있어 여기에 과제 내용을 붙여 넣기 하여 검사를 돌리고 맞게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국문법을 또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 

6) 모사율 진단 돌리기

맞춤법을 수정한 다음 표절검사를 돌린다. 카피킬러에 가입을 하고 사이트 상단 메뉴 중 '문서 업로드'로 들어가 본인 과제물을 업로드하자. 주의점으로는 하루에 한 아이디로 최대 3건밖에 안 되니 본인이 수강하는 과목 수를 잘 계산하여 미리미리 모사율 진단을 돌리도록 하자.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아버려 마지막 리포트는 못 돌리고 그냥 낼 뻔했다...

7) 최종 점검 및 제출하기

마지막으로 과제물을 최종 점검하고 제출한다. 수강하시는 교육원에 따라 표지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 정해져 있을 수도 있으니 처음에 안내받은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잘 모르겠으면 교육원에 문의하시길 바란다. 

3. 과제 피드백 받기

이렇게 제출을 하고 나면 약 2주 뒤 과제 평가 결과가 나온다. (기간은 교육원에 따라 다를 수 있음.) 필자가 받은 과제 피드백 중 "결론에 개인적인 의견 지양"이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뜨끔했다. 리포트를 쓰다 지쳐서 결론에 나를 북돋는 말 따위를 적은 적이 있었다. 과제물인데 귀엽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교수님의 눈은 날카로우셨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위 이외에 다른 피드백은 받지 못했다. 다만 내용 측면에서 잘못된 분석을 짚어주시는 등 피드백을 통해 또 새로운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4. 마무리하며

우선 학은제 담당하시는 교수님들께 감사인사를 덧붙이고 싶다. 피드백이 길고 짧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내용을 읽어보면 얼마나 상대방이 깊게 고민을 했는지 알게 된다. (물론 가끔가다 너무 '복사/붙여넣기'한 피드백도 눈에 띄긴 했지만) 여러 교수님께서 과제를 자세히 읽어보시고 수강생에게 실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고심해서 써 주신 흔적이 보였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하고 싶다. 

덧붙여 과제를 하면서 솔직히 예전 학부 시절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찾았다는 점이 참 좋았다. 숟가락으로 동굴을 파헤치고 있는 여타 국문학자들의 논문들을 나름의 체계로 정리해보면서 즐거웠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예비) 학은제 수강생 여러분들께서도 필자와 같은 감정을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숟가락 하나로 연구... (출처: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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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론 과목 후기는 하단 글 참고 바랍니다.

이론 과목별 후기 작성을 위한 서론 (각 과목 평점 포함)

※ 실습 과목 후기는 하단 글 참고 바랍니다.

한국어교육실습 후기(1): 들어가며